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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번 큰 공연을 앞두고는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소리마당 회원분이십니다. 몹시 춥던 지난 겨울에 돌아가셨어요. 소리마당의 공연장이면 어김없이 와서는 좋은 사진들 많이 남겨주신 - 이젠 고인이 되신 티아라 디자이너 정영희 님입니다. 지금도 살아 있는 카톡에 매번 공연 소식을 드리곤합니다. 큰 공연을 앞두고 홍천에서는 연습이 잘 되지 않아 어제 서울로 나와 왼 종일 악기와 싸우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 가는 이 때에 또 불현듯 생각이 나는군요. 히따나님이 친구를 보내는 마음이 이와 같을까?? 지난 1월 25일 제가 모시던 스승님께 대한 헌정공연을 국립국악원 예악당에서 치루며 받았던 충격을 카페글에 담았던 내용을 다시 올려 봅니다.
첨부한 사진은 고인께서 저희 집에 와서 찍은 마지막 사진 - 홍천섭다리 사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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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마당 회원이시던 정영희 님께서, 2년 여 폐암으로 고생하시다가..지난 1월 17일 세상을 달리 하셨습니다.
참담한 마음 금할 수 없으며, 이제 편히 쉬시기 바랄뿐입니다.
부디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방하님은 티아라 디자이너다. 또 대금을 사랑하고 여행을 좋아하는 아마추어 사진가이기도 하다.
수년 전 대금을 배우러 온 사람치고는 그 모습이 너무 아릅답고 도저히 대금과는 인연이 없는 사람으로 생각들어 , 또 몇달 하다가 그만 두실 분으로 생각하였다.
입문 몇주에 대금을 구입하고 싶다고 하여서, 한 반년은 더 불어보고 결정하시라고 권유하였으나 오히려 '걱정하지 마시라는' 말에, 당시 이상공방 정남진 선생이 제작해 준 정악대금을 백만원에 건넨것으로 기억된다.
그 이후로 대금을 접하는 진지한 자세와, 회원들을 대하는 태도, 소리마당을 드나드는 모든 모습이 "어찌 그리도 참하다냐!" 그 분이 있어 소리마당의 대금교실이 늘 잔잔한 따스함으로 가득하였고,또한 선배를 잘 대접하고 후배를 따뜻한 눈으로 바라보는- 모든 사람을 배려하는 착한 마음씨를 가진 분이었다.
언행이 가볍지 아니하고, 그 눈매는 날카로우나 선함이 보이고, 아름다우나 진지함을 갖춘 분이다.
홍천 산공부에서 , 공연장에서, 모임에서 늘 카메라를 갖고 다니며 좋은 추억의 사진을 담아 주던 이어서 우리는 더욱 더 많은 추억을 가질 수 있었다.
몇년 전 , 회원분들에게는 알리지 말아 달라며, 잠시 쉬겠다고 하는 전갈에 잠시 쉬려는 모양이다. 생각들고, 몇 달 후 폐암이라는 소식을 접하게 된 이후, 연락이 끊기고 간혹, 설악산 어떤 산사에서, 남해의 어는 촌에서 전해오는 문자만 받아 볼 수 있었다.
언젠가는 법륜스님의 법어가 카카오 상태메세지에 올라오기도 하며, 삶에 대한 새로운 시각이 엿보이기도 하였다.
" thank you, life, for having been" 이것이 마지막 카카오톡의 상태메세지의 내용이다.
being 이 아닌 having been 의 글귀가 마음에 걸려
간헐적으로 메세지를 넣었으나 아무 응답이 없어 궁금하다가 , 작년 12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 즈음 카톡에 유머글을 남겨 두었더니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완쾌되면 찾아오겠다' 라는 메세지가 오고는 더 이상 연락이 안 되었다.
크리스마스 저녁 병실에 있을 방하님이 생각나 문자를 남겼다.
" 잘 지내신가요? 날씨가 많이 찹니다. 감기조심, 워짜돈동 좋은일만 생기시길 바래요"
12월 30일 "새해엔 좋은일만 많이 일어나기를 빕니다." 답이 없었다.
그리고 올 1월 24일 공연 전 날 , 항시 공연장에서 사진을 찍어 주던 방하님이 생각나 문자를 남겼다.
"잘 계신가요,소식 없어 걱정됩니다. 건강하세요" 이미 고인이 되신 분에게 남긴 글이 되었다.
공연당일, 리허설 도중에 메세지를 받았다.
"영희는 1월 17일에 사망했습니다. 연락드렸는데요, 저는 영희 큰 언니입니다. 고맙습니다."
충격이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공연내내 방하님의 얼굴과, 못다한 삶에 대한 분노가 머리를 가시지 않았다.
"죄송합니다. 영희씨.. 이제 편안하게 쉬셔요. 죄송합니다" 이미 고인이 된 분에게 남긴 메세지다.
작년 강동아트센터에서 연주한 파랑새라는 곡은 편곡과정에 소리마당의 보석 같았던 두 사람의 병마와의 싸움을 끝내는 이기고 일어서라는 메세지를 담아 무대에 올리기도 하였으나, 끝내 한 분은 세상을 달리하고 말았다.
울고 .. 너무도 가슴이 아파 또 울었다. 지금 글을 올리며 또 울었다.
저 섶다리를 한걸을 한걸음 디디며 가기라도 했단만가? 방하님을 생각하며 여기에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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