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고양이

작성일 2013.08.15 조회수 7,770 댓글수 1

알림사항


새댓글


들고양이

컨텐츠 정보

본문

지난 겨울 엄청 추웠던 때에 어미고양이 한마리가 새끼 두마리를 이끌고 저희집 거실 문앞에 왔습니다. 눈이 너무 많이 와서 먹을 것이 없는 모양이다... 생각하고 개(독도)가 먹는 사료를 주었는데 너무 잘 먹는것을 넘어서, ^^ 세마리 모두 이상한 신음소리를 계속 내면서 먹더이다.  무척 배가 고팟던 것이 확실합니다.

이 녀석들이 호구 하나 만났다고 생각했는지,  매일도 아니고 ,  매일 아침 점심 저녁으로 가족이 찾아오는 겁니다. 그래서  긴 겨울 -때 되면, 아예 물그릇에 밥그릇에 문 앞에 내다 놓았어요.

어느 날엔 고양이가 떼로 모여 있기도 하더군요. 저 집에 가니 먹을것을 잘 주더라? 소문이 난것 같았습니다.

겨울이 한참인 어느 날, 첫 에미가 몰고 온 녀석 중에 좀 약해 보이는 아이가 안 보였습니다. 아마 얼어죽었다고 짐작했지요.  그리고 겨울이 다가는 어느 날엔 어미는 안오고 죽지 않은 새끼 한녀석만 오더이다.

봄이 되고 이제 살만한대도 이 녀석은 하루에도 몇번씩 문 앞에 와서 울어대길레, 야성을 잃어버리고 빌붙기만 하는 습성이 붙은것 같아, 그 때부터는 먹이를 안 주고 쫒아 버리고는 했지요. 그래도 막무가내로 찾아 오는 이녀석을 진짜로 쫒아 버린것이 저희집 바람둥이 독도입니다. 겨울에 여자친구 애니가 얼어죽고 난 후 온 동에 싸돌아 다니며 씨를 뿌리고 다니고, 며칠씩 집에 돌아 오지 않는 독도를 문 앞에 집을 마련해 주고 붙들어 매 두었던 결과입니다.

 

 여름이 시작될 무렵 멀리 떨어진 창고에서 아까 걸뱅이 고양이가 새끼를 낳은것을 알았어요. 창고에 들어가 무단점거?한 보금자리에 가까이 갈라치면 요상한 소리를 내며 오지 말라고, 다친다고 위협하는 소리를 들으며 내버려 두었지요.

얼마 전부터 밭두렁 여기 저기에서 걸뱅이 고양이와 그의 새끼를 언뜻 보기는 해도 워낙 까칠하게 경계하는 통에 전혀 소통이 이루어지지 않다가, 오늘 무지하게 덥던 한 낮에, 집 뒤곁 - 그늘 시원한곳에 널부러 자는 녀석들을 발견하게 되었어요. 인기척게 놀라 쳐다보는 녀석들을 한참이나 움직이지 않고 눈만 껌벅거려 주었더니 .. 맘을 놓았던 모양입니다.  다시 다리 쭈-욱 피고 자기 시작합니다. 참으로!! 세상 뉘 부럽지 않게 널부러 자는 녀석들을 디카에 담았습니다. 모자인지 모녀인지... 이 녀석들, 한참을 바라보며 생존의 끈질김을 새삼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관련자료

댓글 1개 / 1페이지

히따나2님의 댓글

애구 소리마당님 복받으실것입니다. 말못하는 (이것도 좀 이상한 표현이지만..자기들끼리는 다 말하는데 우리가 못알아 듣는것이니) 짐승들을 거둬주신 것은 정말 고상한 일이니까요. 저도 제가 가는 곳마다 집없는 고양이나 개들이 잘 모이는지라 아예 집앞에 먹을 것을 둔적이 많아요. 어느날 한녀석이 보이지 않으면 아, 변고가 있구나 하고 또 한참있다 나타나는거 보면 한쪽 눈이 먼채로 절뚝거리거나 꼬리가 아예 잘려져 버린 애들도 있고...세상살이가 녹녹지 않지만 마당님 말씀처럼 끈질긴 생명... 참 자기들도 어떻게 할수가 없으니...어찌보면 그들이나 우리나 같은 처지가 아닌가 싶어요. 단지 그들은 먹고 남는 것을 쌓아놓지 않을 뿐이고 우린 어쩌면 먹지도 못할거 쌓기위해 이리 고난이고....
Total 2,638 / 39 Page
번호
제목
이름
알림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