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한국가면 김 여사인 이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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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 얼마전 텔레비젼을 보다가 운전 시원찮게 하는 사람을 김여사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제가 한국가면 김 여사도 보통 김 여사가 아닙니다. 제가 한때 차에 관심이 많았다고 했지요. 그래서 한국가서도 차종이나 운전하는 사람들의 버릇(?)등등을 예사로 보지 않고 나름 관찰을 하는 편입니다.
한국에서 가장 무서운 건 그때고 지금이고 운전입니다. 맨처음 가던 해에 저는 차의 양쪽 밖에 붙어있는 사이드 미러가 그렇게 접혀질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았습니다. 미국에서는 그걸 접을 일이 없었으니 몰랐지요. 그리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아파트 주차장에서는 차를 이리저리 밀면 밀어진다는 사실에 경악을 금치 못했구요. 그것도 남의 차든 자기 차든...ㅋㅋㅋ 그래서 차 앞이나 뒤에 꼭 자기의 전화번호를 십자수로 수놓은 쬐그만 방석같은 것을 올려놓아야 한다는 사실도 알았구요...
게다가 '후진주차' 뭐 이런 말은 생전 첨보는 말이었구요. 부끄럽지만 전 지금도 후진주차는 잘 못합니다. 할 기회도 없구요. 운전중 후진이 필요할 땐 하지만 그건 전진을 하기위한 후진일뿐 그렇게 정확하게 좁은 공간에 후진으로 들어가서 주차를 해야 하는 건 힘들겠다는 말이지요. 근데 한국의 제 지인 한사람은 자기는 후진주차를 더 잘한다고 해서 저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후진을 하든 전진을 하든 주차장에 그렇게 표시를 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 생소하기도 했구요.
백화점 지하주차장을 가려해도 이쁜 아가씨와 잘 생긴 총각들이 춤추는 듯 주는 신호도 아리까리 이해가 잘 안되고 또 정해주는 주차공간에 제대로 주차할 자신도 없습니다. 맨 처음 사람들이 다니는 인도와 차도에 반쯤 걸려서 주차되어 있는 차들과 아예 인도 위에 주차해 있는 차들을 보고 어떻게 저렇게 차가 보도위로 올라왔을까 하는 생각뿐이었습니다.
골목길이나 시골길을 갈때는 그냥 오금이 저릴 뿐입니다. 길은 차한대 밖에 못 지나가는 길인데 무조건 가다가 앞에서 차가 오면 완전 예술적으로 비켜가거나 아니면 둘중 한사람이 후진을 해서 약간의 공간이 있는 곳까지 가야하는데 으와....전 심장마비가 되는 것 같아서 도저히 눈을 뜨고 있지를 못하겠더라구요. 그런데 정말 더 놀라운 것은 어떻게 그렇게 후진을 제 전진보다 더 잘들 하는지... 꼭 앞으로 가는 것 같이 빨리 정확하게 가더군요...두사람 중 누가 양보를 하느냐하는 건 서로 눈치껏 알아서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후진해서 공간이 빨리 나와 차를 한쪽으로 비킬수 있는 쪽이 후진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아니면 기싸움인 것 같기도 하고..
유턴 신호가 있는 것에서는 유턴 신호까지 안가고 그 전에 마구 유턴을 하던데 그것도 불법이 아닐까 싶기도 해요...
고속도로진입 같은 경우에는 한번 잘못 진입하니까 거짓말 좀 보태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야 간신히 빠져나가는 길 (Exit)이 있는 것 같아요. 하긴 워낙 복잡하니 들어가고 나가고가 너무 빈번하면 교통체증이 장난 아니겠죠...이곳의 경우에는 대충 1 마일마다 빠져나가고 들어오게 되어있고 도시같은 경우는 더 많기도 하지요.
아, 또 그리고 이곳에서 사거리 이상은 거의 못보다가 한국에서 많게는 육거리나 칠거리까지 보니 도데체 어느쪽 신호등을 봐야하는지 난감하더라구요. 내비게이션은 계속 '11시 방향 입니다 1시 방향입니다' 하긴 하는데 솔직히 11시와 12시 사이가 뭐 크진 않잖아요. 여기처럼 그냥 왼쪽으로 돌아라 오른쪽으로 돌아라 하는 것이 아니고 너무 세분화(?)되어 있어서 어지간히 센스가 있지 않고는 힘들겠더라구요.
차선을 바꿀때두요..여기서는 차선을 바꾸려고 신호를 주면 일단 뒤에서 오던 차가 서행을 해서 차가 들어가게 해주는데 이건 제 착각인지 몰라도 차선 신호를 주니까 뒤에서 오던 차가 오히려 속력을 더 내는 것 같더라구요...그러니 저같은 어리뻥한 사람은 생전가야 차선을 바꿀수가 없죠. 그래도 착한 사람들이 양보를 하고 나면 앞에 차가 또 양쪽 깜빡이/비상등을 켜서 고맙다는 인사를 하던데 ㅋㅋ 이곳에서 그렇게 했다가는 뒤의 차가 분명 '아니 저 앞에 차 무슨 일이 있나 왜 응급 라잇을 키고 난리지? 이거 경찰에 신고를 해줘야 하나?' 아니면 심하게는 누가 납치 당하는가 하고도 생각할 것 같습니다.
당근 저는 한국에서 운전 못합니다. 오빠가 차를 줄테니 운전을 하라고 했지만 전 아직 한번도 시도를 해보지 못했습니다. 나가서 남들에게 민폐를 줄게 뻔하니까요. 그간 물밑 작업을 잘 해 놓은 쓸만한 동창녀석들이 알아서 잘 데리고 다니고 또 동서들이나 친척들이 같이 다니니까 전혀 불편한 건 없기도 하구요.
그런데 한국에서 좋은 점도 많아요. 한번은 친구들이랑 강원도에 갔는데 밤중에 호텔을 찾던 중 이름도 모르는 시골길에서 차가 시궁창 같은데 빠져서 오도가도 못하게 된적이 있었어요. 전 그때 '아 이렇게 여기서 아침을 맞겠구나' 하고 운전 이렇게 밖에 못하냐고 애꿎은 운전자 핀잔을 주기 바빴었는데 세상에나 지도에도 안나왔을 것 같은 그 지점에 기적같이 10분도 안되어서 토잉 카(한국에서 말하는 렉 카)가 와서 해결을 해주더라구요. 흠...여기 같으면 아마 서너시간은 기다려야 했을지도...
그리고 한번은 남산에 친구랑 갔는데 계단을 오르려던중 친구가 열쇠를 안에 두고 차는 잠겨버린 걸 알았어요. 전 걱정이 되어서 일단 서비스를 불러 문을 열어놓고 올라가자 했더니 친구말이 걱정말고 올라가서 놀다가 이따 갈때 부르면 된다는 거에요. 갈때 다 되어 불러서 언제 집에 가냐고 걱정 했더니 알았다면서 전화를 하더라구요. 거짓말 아니고... 제가 그 계단 열개도 안올라갔을 때 벌써 도착해서 문을 열더군요...이런 서비스 세계 어디에서 있을라나요? 참 대단하지요? 대한민국 만세입니다.
언젠가는 돌아갈 고국인데 아직도 운전해야 할 생각하면 암담합니다 ~ 여기서는 쌩쌩거리고 다니는데....참 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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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따나2님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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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나라는 사람보다 차가 우선으로 착각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중세에 상류층 알라들이 말타고 가며 아랫것들 내려다 보는 심정으로 차를 몬다는 말이지요. 또 차는 분명 소모품인데 이것을 재산으로 착각하는 풍조도 웃기는 모습이구요. 접촉사고가 나면, 그냥 스프레이 한번 뿌리면 될것을 교환해달라하고, 추돌이라도 살짝 받히면 뒷목 만지며 내리는 나라입니다. 그냥 서로 미안함을 표시하고 헤어졌다면 주위에서 '병신'하며 우스개거리가 되기도 하는 나라입니다. 교통사고가 내 책임이 아닌 경우엔 무조건 한건 했다 하는 못된 심뽀를 갖고 있는 것이 이 나라 운전자 전반에 걸친 나쁜 모습들입니다.
제 지인중에 저보다 몇배 지독한 분이 있는데요. 뒷범버 살짝 받는 실수를 하고 차에 내려서는 몇 만원 주고 합의 볼라고 했다 하지요. 그런데 교환해 달라고???하더랍니다. 그래! 교환해주마 그러나 잠간만! 내가 분풀이라도 해야 쓰것다 하며 근처에 있는 큰 돌을 들고 와서 범버를 내리찍으려고 하자 .. 그 뒷얘기는 상상하세요. 영업사원을 하는 어떤 우리 회원분은 경미한 추돌 사고가 나자 상대편 운전자 바로 입원하더라나요. 그래 내가 영업사원이니 까짓것 며칠 정도는 다 전화로 처리하면 되니까... 상대운전자 병원에가서 병실에 며칠 같이 있었다 합니다. 24시간 간병인으로 친구로 감시자로.. 밥도 같이 먹어가면서요.. 뒷얘기도 상상 맡기겠습니다.
이 나라는 사랑하지만 , 너무 빨리 성장의 물결을 타며 성숙한 문화가 쌓이지 않고 금전만능, 권력불패의 이런 풍조는 너무너무 싫어합니다.
다시 운전으로 돌아가면 '아니면 말고' 식의 운전... 들이대고 위협하다 상대가 양보하면 내 생각대로 된것이고-주여 감사합니다. 이럴지도 모릅니다- 상대가 양보 안해주면 아니면 말고..본인의 원칙 어김은 생각안하고 '재수가 없었다'라고 생각하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