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정비

작성일 2013.07.30 조회수 7,883 댓글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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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변하니 모든 것이 변하는 듯합니다.

예전에는 3개월이나 3000마일 둘 중 빨리 돌아오는 때가 되면 자동차의 엔진오일을 갈아야 했었지요. 한국처럼 오일을 갈러가서 잠깐 기다리는게 아니라 아침 일찍 7시부터 가지 않으면 줄서서 기다려야 하고 어떤땐 약속을 하고 가야 하니 보통 귀찮은게 아니에요. 그리고 엔진오일을 갈아야 할 때는 휠 밸런스나 얼라인먼트, 로테이션 등등 바퀴도 손좀 봐야 하고 다른 제반 정비도 받아야 하니 금방은 끝나지 않죠.

물론 무지하게 빨리 엔진오일 첸지만하는 곳도 있지만 이런 곳에는 보통은 헌차들이나 중고로 산차들이 많이 가지요. 하지만 정상적(?)인 차들은 자기차 딜러의 서비스 디파트먼트에 가서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차를 살때 이미 세뇌가 되어있어서요.... 그런데 그 과정도 그리 간단하지는 않답니다.

예전식으로 말씀을 드리자면.....가서 서비스를 받을 땐 끝나는 때가 언제가 될까 하고 거기 앉아서 기다리는 방법 (공공 교통수단이 없으니 속수무책으로) 이 있고 아니면 가족이나 친구중 누군가가 각자 다른 차를 타고 가서 서비스 받을 차는 두고 다른 차로 다시 돌아왔다가 다 되었다고 전화가 오면 다시 누군가의 차를 같이 타고 가서 서비스 받은 차를 찾아 오는 방법...그런 경우 가족이 아니고 지인이거나 친구일 경우 라이드를 준 사람에게 점심을 사든지 아니면 다른 뭔가의 보답을 해야하는데 뭐 그참에 같이 밥도 먹고 해서 나쁜 건 아니지만 그렇게 한가하게(?) 낮시간에 다른 사람의 엔진오일 바꾸는데 라이드를 줄 사람들이 생각보다는 많지 않다는 사실입니다.

이곳은 아시다시피 한국인들이면 자영업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보니 모두 자기가게에서 일을 하니까 자유롭게 나와서 돌아다닐수가 없다는거죠. 저처럼 남에게 신세를 지는 것을 병적으로 싫어하는 성격은 아주 힘드는 상황이죠. 그래서 출근해서 일하는 남편을 중간에 불러내거나 아니면 공부할 것이나 뜨개질 할 것을 갖고 가서 거기서 아예 진을 치고 시간을 보냈죠.

미국인들은, 특히 중소도시에서 사는 서민들인 경우는 자기집 차고에서 엔진오일을 직접 갈고 차의 정비를 어지간한것은 파트를 사서 자기들이 다 합니다. 어려서부터 그런걸 보고 자라서인지 남자아이들이 고등학생만 되어도 할줄 아는 애들이 꽤 있습니다. 몇년전 북쪽에서 근무하던 직장의 동료중 미국인인 엘렌이 있었는데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었는데 그때는 멍하다가 그후 두달인가 지나서 엔진오일을 갈아야 할때가 왔을때 남편이 죽은걸 제대로 실감했다고 하더군요. 저도, 요즘은 그냥 아무 개념없이 운전만 하지만, 한때 젊었던 시절 차에 관심이 많았던지라 매일 차 수선하는 문답식 라디오 토크쇼 프로그램을 빠지지 않고 듣고 한번 실습도 해보고 싶었으나 결국은 이루지 못한 꿈으로 남아있는데... 이젠 차의 시스템도 더 복잡해져서 집에서 뭘 하기에는 한층 더 어려울 것 같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는 엔진오일을 바꾸는 곳에서 집에 까지 라이드를 주기 시작했습니다. 고객 입장에서는 너무 좋은 일이죠. 일단 낯모르는 사람들과 마주 앉아 차가 다 될때 까지 기다리는 수고가 없어지니 좋죠. 하지만 몇몇 사람이 모여야 한꺼번에 라이드를 해서 각자의 집에 내려다 주는 것이다 보니 그것 역시 기다려야 하고 의외의 시간낭비가 있더군요. 그래도 잠깐이라도 집에 와서 있다가 오후가 되어 다 되었다고 연락이 오면 다시 또 차가 와서 데리고 가 주니까 일단 남에게 부탁을 안해도 되니 그것만 해도 어딥니까?

한국처럼 오일첸지 하는 곳에서 걸어다니면서 다른 볼일이라도 볼수 있으면 얼마나 좋겠습니까만 이곳은 어느 한곳에 볼일을 보러 가면 그 장소를 벗어날수 있는 길은 차를 타는 것 뿐이니 불편하기 이루 말을 할수가 없지요. 물론 그런 곳이 샤핑 몰에 붙어 있음 좋겠지만 그러기는 불가능 한것이 이런 자동차 딜러, 디스플레이 룸, 그리고 거기에 딸려있는 서비스 디파트먼트를 합치자면 어지간한 학교 운동장만하니 어디 다른 가게와 붙어있을수가 없지요.

지난 몇년간은 더더욱 발전을 해서요. 다른 차들은 모르겠는데 최소한 제가 가졌거나 가진 차들은 엔진오일과 그외 정기 서비스를 일년에 한번만 받아도 되는 꿈같은 사실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그런데 더 다행인 것은 요즘은 가면 아예 차를 내어줍니다. 제차가 서비스 받을 동안 타고 돌아다니라구요. 며칠전 부터 대쉬보드 화면에 연중 한번 있는 서비스 받을 때가 되었다는 사인이 계속 뜨길래 아 벌써 일년이 지났나 하고 오늘 서비스를 받으러 갔더니 작년 처럼 역시 차를 한대 내어주더군요. 하루죙일 그 차로 볼일 다 보고 오후에 연락와서 갔더니 차 정비도 끝내놓고 세차까지 다 해놓았더군요 (한국에서는 극히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지만요).

이런 일로 기뻐하고 감동하고 이렇게 자유게시판에 글까지 올리는 제가 좀 모자란 것 같은 느낌이 들지요? ㅋㅋㅋ 한국은 항상 앞서가는 나라니까 당연 제가 하는 얘기가 좀 촌스럽게 느껴질거에요. 언젠가는 걍 사면 정비 필요없이 계속 타는 그런 차가 나오지 않을라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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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 1페이지

무아님의 댓글

다른 차를 배려히는 서비스 ㅡ 미국엔 꼭 필요하겠군요 ㅎㅎ
색다른 풍습 재미나게 읽었습니다~

트라이톤님의 댓글

한국이 미국한테 배워야할 서비스네요...
이곳에선 서비스받으러가도 [볼일보시고 00시쯤오세요]하고 끝난답니다..
집이 가까우면 집이라도가지..ㅋㅋ  차한대 내주는건 없어요~
외제차서비스는 내주는가보더라구요~(정확한건 모름)

소리마당님의 댓글

합리적 사고방식의 미국민 대다수의 선한 사람들이 생각할 수 있는 마케팅입니다. 과거 미국은 천사의 나라라고 알던 어릴때가 있었는데요. 북한은 다 늑대처럼 생긴 사람만 사는 줄 알았지요^^.  통제된 언론 조정된 언론만 보고 그저 열심히 살아온 제가 한심스럽도다 알게 된 것이 얼마 지나지 않은 세월입니다. ...제가 뭔 소릴 하는거지요?^^  어쨌든 이제는 편하게 서비스 받으실 수 있으니 다행입니다.

히따나2님의 댓글

소리마당님 저도 김일성은 얼굴에 뿔이 난 도깨빈줄 알았던 시절이 있어서 소리마당님의 말씀 아주 이해 잘 합니다. 그리고 옥수수빵에다 우유를 학교에서 급식하던 시절에 학교를 다닌지라 밀가루포대 껍데기에 악수하는 모습이 그려져 있던 걸 보고 미국은 무조건 맘좋은 사람들만 사는 줄 알았었구요...어려서였는지... 어떤 나라든지 자기들대로의 잇속이 있었던 건 몰랐었잖아요. 학교에서 배웠던 양보의 미덕같은 건 국제사회에서는 다 부질없는 것이라는 것도 한참 후에나 알게 되었구요... 좋은 편과 나쁜 편밖에 몰랐던 시절...

선도부!!!님의 댓글

글을 읽으면서 한국이 서양보다 서비스가 좋구나 하면서 읽다가
댓글 보면서 아닌가 보다 했습니다.

저도 색다른 풍습 재미나게 읽었습니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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