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1

작성일 2012.12.19 조회수 8,990 댓글수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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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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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방에 이글을 올린지가 10년 가까이 되는 것 같아요...제 인터넷 창고(?)에 오늘 우연히 정리겸 들어가서 보니 이런 찌라시
글들이 꽤 있네요? 그때는 동문들 첨 찾고 너무 신기해서 한글타자 잘 치지도 못하던 시절 한글자판도 없는 컴퓨터로 까뻬에
열심히 글을 올렸던 시절이었지요. 한 선배님이 자기가 너무 뚱뚱하고 키가 작아 한국에서는 '새출발'이 어렵다면서 불평을 해서 저도
써본 건데....  한번 웃으시라고 올려봅니다~


동문님들....외국에서 미국에 오셨을때 느끼는 건데요.... 해안쪽
(캘리포니아나 뉴저지 등등..)으로 오셨다면 사람들이 더 날씬한것
보셨을거에요. 위스콘신이나 미네소타, 아이오와 등등의 내륙지방에 오시면 사람들이 훨씬 통통합니다 (통통하다는 표현보다는 거대하다는

표현이 더 맞을것 같아요). 제가 여행할때 마다 느끼는건데요 (남편학회때문에 여기저기
왔다갔다해서).... 예를 들자면 유럽에 가서 1주일쯤 있다가 오는 경우...그곳 사람들이 대부분 날씬하고 정상으로 보이며 정장도
하고 빼딱구두도 신는데
(그리고 저도 그냥 비슷한 정도로 아주 작다고 안느껴지는데) 미국땅 샌프란시스코나 뉴욕에 내리면 사람들이 쪼끔 더 부풀어보이고
캐쥬얼한 차림새이구요. 그런데 거기서 다시 비행기 갈아타고 내륙지방으로 들어가면 완전히 풍선같은사람들이 많고 벌써
대짜 청바지에 스ㅤㅇㅞㅅ셔쓰들 입고 신발도 운동화만 신고 다녀요. 그런 양상들을 하루만에 다보면 확실하게 비교가 되거든요. 자기
사는데서는 잘 못느끼는것 같애요.


저는요...키가 놀랍게도 155cm가 겨우된답니다. 남편말에 의하면 친정엄마보다 키 더 작은 딸은 저를 처음 봤대나 어쨋대나......거기다 지금 몸무게는 115 파운드를 육박하니 50킬로가 넘었지요...더 죽이는것은... 미모도 좀 안 받쳐주는것 같애요....지난2001년 1월 20여년만에 한국떠난후 첨으로 한국 갈때 겨울옷을 몇벌 갖고 갔거든요. 남편은 일년에 두세번 한국에 컨설팅을 가는데 그참에 저도 그냥 추운 겨울은 싫었지만 같이 가게 된것이구요. 다들 미국 거지왔다 그럴까봐 신경써서...하지만 너무 추운날씨에 대비해서 멋있지는 않았지만 스키복 윗도리도 하나 갖고 갔죠..(왜 후드까지 달려서 털이 붙어있는것이 꼭 에스키모옷같은거.....)

아무튼 한국갔는데 어찌 그리 춥든지 코디 해간 겨울옷은 하나도 못입고 스키복반 입고 개떨듯이 떨며 돌아다녔는데 한번은 대구가는 시외버스를 탔는데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많이 타셨더라구요. 자꾸 저를 쳐다보시길래 안그래도 한국이라 쫌 쫄아있었는데 엄청 불안했죠...급기야 어떤 할머니 한분이 "니 오데가노?" 하고 물으셨습니다. 당근 한국노인들 남의 일에 관심 극대.... "저...왜관가는데요...그런데 왜관 갈려면 종점에 내려서 그 다음에 무슨주차장 가야 되나요?" 하고 대답을 했죠. 그랬더니 할머니 말씀... "대구서 니리(내려)가주고(가지고) 시내버스타고 및(몇)정거장 더 가야된데이" 다시 제가 대답하기를 "아 그럼 저기내려서 택시타면 되겠네요" 그랬더니 시종 쳐다보시던 다른 할아버지 말씀, "아이갸, 자 보니까 택시도 탈주 모르는갑다. 할무이가 내리서 델따주소" (알고 보니 택시도 방향을 맞춰서 타야지 아무데서나 서있음 안된다는 사실을 그때 기억해 냈음)... 그리하여 종점에서 여러 노인분께서 한할머니에게 저를 잘 "인도"하라고 어사인을 주었는디.......

그 할머니 왈 "니 어디서 왔노? 왜관에는 와 가노? 일거리 찾으로가나? 택시는 비싸니께 시내버스 타라" 제가 말씀드리길 "할머니 버스는 얼마에요?" "걱정마라 내가 차비 주꾸마" "할머니 저 돈있어요" "니 연변에서 왔나?" 그러고 보니 에스키모옷에다 며칠간 객지로 이도시 저도시 다니느라 몰골은 꽤죄죄..더구나 대학생들 같은 북ㅤㅅㅐㅋ (메는 가방)에는 잡동사니 이것저것들이 터져나가도록 들어있어 장마에 죽은 강아지 배처럼 볼록했고...그리고 버스차비도 몰랐으니....결국 제가 "할머니 저 미국에서 왔어요" 했더니, 할머니, 급속도로 놀라시면서.."아, 그러나...내 니가 어디 딴데서 온줄 알았다 아이가...." 그러고도 아리송한 표정이신 할머니 쳐다보면서 급기야 저는 할머니가 너무 고맙고 또 미국에서 온거 확인시켜드릴려고...ㅋㅋㅋ 그 볼록한 개나리 봇짐에서 비상으로 갖고 다니던 한국 할매들이 좋아하는 비타민두병 (항상 몇병 갖고 다니다 어른들 방문 했을때 어른들 드리고 그 어른 친구분이 예기치 않게 같이 계시는 경우에 또 드리는)을 확 꺼내서 "할머니 이거 할아버지하고 한병씩 드세요.." 극구사양하시는 할머니께 약두병 드리고 버스를 타긴했는데

버스를 타고는 혼자 생각하기를 "나, 미국에서는 괜찮은데......참 한국오니 묵사발되는구만...." 그날 저녁 미국으로 전화해서 남편한테 그 얘기를 했더니 나 염장 지르려고 "당신 계속 그 꼴로 다니면 연변아줌마들도 안끼워줄 걸, 수준 안맞는다고" ...

사실 미국이라고 뭐 더 나은구석도 없어요. 미국에서도 한국사람들에게는 영 "인정"을 못 받는다니까요. 수년전 뉴저지에 있는 한국 수퍼마켓에 갔을 때 일인데요. 그때 무스탕이라고 한국코트가 유행할 때였어요. 마침 수퍼마켓 한쪽을 특별매장으로 꾸며서 지나는 사람들에게 세일즈사원들이 나와서 구매활동을 하고 있었어요. "사모님 사장님 한번 입어보시고 말씀하세요...."하고..... 남편하고 저하고 그곳을 지나가게 되었을때 우리끼리 한말.."애구 저렇게 나와서 자꾸 입어보라 하면 어쩌지? 우린 지금 바쁜데..." "글쎄말야" 그런데 웬걸, 한명도 안 빠트리고 나와서 인사하던 세일즈사원들이 우리들을 보는 순간 뭐 못볼걸 본것처럼 매장안으로 쏜살같이 뒤도 안 쳐다보고 들어가 버리더니까요!

아우..그 배신감...우리끼리 김치국 마신게 너무 웃겨서 서로 쳐다보며 "나는 괜찮은데 당신때문에 촌스럽게 보였다" 하니까 남편왈 "나는 오늘 면도를 안 해서 그렇지 면도 만하면 괜찮다니까"...곧 죽어도 지 촌스럽다는 말은 듣기 싫은가봐요. 갈길이 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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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 1페이지

님의 댓글

장마에 죽은 강아지배 표현 쥑임니다
아련한 어린시절때 기억이 납니다 ㅎㅗㅎ
히따나님은 아담한 사이즈 시네요~
지는 백팔십육 롱사이즈~
옛날엔 버스천장이 왜그리 낮던지?ㅋㅋ

님의 댓글

으와 완전 키큰 오빠네여...ㅎㅎㅎ 미국에서 사니까 기럭지가 긴지 짧은지 아무도 남의 일에 상관을 안하니까 잊고 살고 있는데 한국에서는 무지 큰 잇슈라서...이 나라 사람들은 너무 빨리 크고 부풀고 하니까...근데 저는 덩치는 작아도 강단은 좀 있는 편~(울 영감말에 의하면 독종~) 수년전 영감과 싸우고 화딱지 나서 한바퀴 휭 돌고 온다고 일주일을 미국 동서횡단을 한적이 있는데 횡단하던중 미국와서 첨 유학했던 대학이 있던 도시를 지나게 되어 대학원 지도교수님댁에 들렸는데 십수년만에 만난 제자가 탱크(허머)에서 내리니까 (차가 높아서 거의 사닥다리 타고 내리는 수준) 교수님이 넘 놀라서...ㅋㅋ 그분도 미국인 치고도 키큰 분이었는데도...그것도 빨간색 탱크..그랬더니 하시는 말씀이 헬멧만 쓰면 불자동차 온줄 알겠다고.....흠..다 젊어서 객기 부려본 것......지금은 탱크 안탑니다.

무아님의 댓글의 댓글

축 성탄 메리 크리스마스~~
한편의 꽁트같은 일상이야기~
히따나님의 글 솜씨도 일품입니다

미주스코어님의 댓글

우와!!!
터프한 누이 시네요-,-
독종?
실물을 상상하니 겁나지만 매력 넘치는듯 합니다
탱크와 퀼트의 조화! 어찌 그리하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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