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나면 고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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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계획은 남편과 지난 목요일 밤(2/13) 비행기로 뉴욕에 금욜 새벽(2/14)에 도착했다가 오후 3시경에 볼일 보고 같은날 저녁 비행기로 다시 출발해서 같은 날 밤 자정에 집으로 도착하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사는 곳과 뉴욕은 3시간의 차이가 납니다. 여기가 아침 10시이면 뉴욕은 오후 1시입니다. 비행기로는 직행이라면 5시간 반정도 걸리구요. 갑자기 정한 계획이라 표값이 일인당 왕복 1100불이었습니다. 적당한 시기에 싸게 사면 일인당 왕복 300불에도 살수 있는 가격이...
인생이 어디 원래 계획대로 가는게 그리 흔합니까? 출발전부터 뉴욕쪽에 눈이 내리기 시작했고 폭설까지 예상을 해서 걱정을 했습니다만 뭐 겨울에 눈내리는 거 당연하고 조금 불편함은 있겠지만 이런식으로 꼬일줄은 꿈에도 몰랐죠. 애시당초 남편의 일때문에 금요일밤에는 꼭 돌아와야 했었거든요. 못갈걸 간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다행스럽게도 뉴욕 JFK공항에는 제대로 금요일 새벽에 도착했습니다. 맨해튼 타임 스퀘어 옆에 정해 놓은 호텔에 오후 3시까지 잠깐이나마 쉬고 나가려고 일단 들어갔습니다. 그후 볼일 끝내고 저녁밥도 제대로 못먹고 부랴부랴 다시 JKF공항으로 향했습니다. 눈이 쌓여있긴 했지만 오지는 않았기에 돌아오는 건 문제 없다하고 갔습니다.
근데 이게 어쩐일입니까? 저녁 9시반에 출발예정이던 비행기가 취소가 되었다는거에요. 공항은 이미 날씨관계로 캔슬되어 목적지로 못떠나게 된 사람들로 인산인해...캘리포니아 오는 비행기는 월요일까지 없다는 소리에 우리는 거의 정신을 잃을뻔 했습니다. 4시간전에 우리에게 통보를 했는데 우린 행사참석으로 전화를 못들었고 이멜도 살펴볼 겨를이 없었던지라 꼼짝없이 그날 저녁 갇혀버렸습니다.
남편은 제시간에 못돌아오면 큰일났기에 월요일까지는 못기다리고 토요일에라도 도착하는걸 간신히 찾았는데 직항은 아니고 인디애나폴리스 (인디애나주)라는 도시에 내려 다른 비행기 갈아타고 가는 표를 일인당 편도로 1490불에 샀습니다. 편도 역시 싸게 사면 200불 짜리입니다. 둘이서 3000불 이면 거의 한국가는 비행기 삯입니다. 다시 맨해튼으로 돌아가려니 빠이빠이 다 한사람들에게 찐맛없고....그래서 그부근 호텔에 들어갈수 밖에 없었습니다. 눈과 추위, 그리고 집을 떠난 미아신세....공항미아라고 해야할라나요...집을 떠날때 날씨가 청명하늘에 68도 (섭씨20도), 뉴욕은 38도 (섭씨3.3도) 였지만 체감온도는 완전 춥더라구요. 우리같은 신세가 된 사람들로 당연히 호텔들은 부르는게 값이고...
담날 부지런히 공항가서 인디애나폴리스로 가야했는데 밤새 내린 눈과 떨어진 기온으로 비행기마다 디아이싱(비행기 외부 얼음을 녹히는 과정...마치 세차를 하듯)을 하는 바람에 2시간이나 연착이 되어버렸습니다. 인디애나폴리스에서 다른 비행기로 바꿔타는 시간 여유가 한시간 밖에 없었으니 죽자고 와보니 집으로 가는 마지막 비행기는 이미 떠난후...결국 낯선 눈나라에서 다시 또 호텔행....인디애나폴리스는 20도 (영하 7도쯤 되죠?) 결국은 오늘 아침 간신히 출발해서 좀전에 예상보다 40시간 후에 집에 왔습니다. 그 40시간을 이공항에서 저공항 이호텔에서 저호텔...ㅋㅋㅋ 거지꼴을 해서 돌아다녔습니다.
집떠나면 고생이라지요. 겨울에 다시는 뉴욕 가나봐라 하고 있습니다.
괜히 돈쓰고 고생 찍싸게 하고 재미없는 얘기 길게 투덜거리는 중입니다. 한국같으면 급하면 차로 가면 되련만...차빌려서라도 오려하니 2천 500 마일 (4천 킬로미터)이 되는 길을 어느 천년에 하룻만에 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