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옥! 히따나님만 보세요...

작성일 2013.01.18 조회수 8,192 댓글수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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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1페이지

무아님의 댓글의 댓글

ㅋㅋ 저만 보라고 했는데 제가 보기전 17번의 조회수 ㅋㅋㅋㅋ 하여간 귀여우신 분들이셔요...

히따나2님의 댓글

흠...미주스코어님, 일단 이런 조끼를 선물을 받는다는건 그간 인간관계 제대로 하신게 아닌감 싶네요. 손으로 짠 것이니 정말 정성이 많이 들어갔네요. 품평을 하라고 하셨는데...사진으로만 보고 하기에 좀 그렇긴 한데...실물을 보면 하루종일도 품평가능한데요...ㅋㅋㅋ 흠..그냥 덕담만 하고 지나가야 할지 아니면 까다로운 가정선생님처럼 하나하나 파헤쳐야 할지 잠시 고민중...일단 시작합니당.

1. 색깔의 선택이 참 좋습니다. 회색계통이니 어떤 옷에도 어울립니다. 진한 청색 (Navy blue)이나 회색은 물론 짙은 회색 모두 잘 어울리는 색깔이고 셔츠는 미주스코어님의 얼굴 톤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연어색깔계통의 분홍색도 회색과 정말 잘 어울립니다.
2. 누구나 다 입을 수 있는 것이 조끼입니다. 선물받으신 조끼도 디자인이 대중적이고 무난해서 좋은 것 같습니다.
3. 뜬 모양 (패턴)도 아주 좋은 것 같습니다. knit (바로뜨기)와 purl (거꾸로뜨기?)의 패턴을 번갈아 가면서 이용해서 사각형모양을 만든 것입니다. 무난하면서 남성분들의 옷에 많이 사용하는 패턴입니다. 그리 어렵지 않으면서도 바로뜨기만 하는 단순함에서 벗어날 수 있는 패턴입니다.
4. 처음 시작 (허리쪽) 과 armhole (겨드랑쪽, 어려운 말로는 진동이라고 하죠), 그리고 neckline (목언저리/목선) 은 double ribbing (한국말/일본말로 '두코 고무아미'라고 하는 줄 알고 있습니다)을 하셨는데 그것 역시 몸통의 패턴과 잘 어울리는 좋은 선택입니다.
5. ㅋㅋ 여기서부터는 비평~ 보통 현대의 조끼들을 보면 진동의 둘레를 더 크게 합니다. 시대에 따라 옷의 디자인도 변해야 하는데 예전에는 와이셔츠나 다른 윗옷의 소매둘레가 가늘었다면 지금은 옷들의 진동에서 시작하는 소매둘레가 편안함을 위주로 해야 하기에 무척 넓어졌지요. 그렇다면 그 소매를 감싸야 하는 조끼의 진동은 당연히 더 넓어져야 하는 것이겠죠? 그런데 미주스코어님이 말씀하신 것 처럼 진동( '날개') 쪽이 무척 좁아 보입니다.
6. 그리고 기장이 좀 길다고 하셨지요? 보통 동양 남자의 조끼 기장은 목뒷쪽에서 부터 허리끝까지가 58 cm 부터 길게는 64cm 까지 가기도 합니다. 서양인들의 경우는 그것보다 조금씩 더 길게 하구요. 미주스코어님은 키가 크신 분이라고 하니 58cm 보다는 좀 더 길어야 할듯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조끼는 너무 길면 보기 싫고 불편하기때문에 바지의 벨트보다 조금만 더 내려오면 됩니다.
7. 그래서 요즘은 진동의 길이와 몸체의 길이가 크게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그만큼 진동의 둘레가 넓어졌다는 거지요. 조끼를 윗 사진처럼 눕혀놓았을때 진동의 (말하자면 지름이 되겠죠) 길이와 몸체 (진동을 빼고) 의 비율이 1:1.5 (2:3) 정도 밖에 안되어야 합니다. 그런데 윗사진을 보면 1:3은 족히 되겠죠? 다시 말하면 진동이 너무 좁고 기장은 너무 길다는 결론이죠. 비율적으로 봐두요....
8. neckline쪽도 몸체에서 코를 건져 올릴때 깔끔하게 건지지 않아서 여기저기 작은 구멍들이 보이지요? (첫번째 사진) 또 V 라인인데 앞쪽 센터를 나름대로 mitered joint 처럼 (액자의 모서리를 잇는 방법같은 건데 퀼트의 가장자리에도 많이 사용하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처리를 하긴 했는데 어째 약간 매끈한 것 같지는 않네요. 그리고 목둘레도 약간 좁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목둘레 역시 요즘의 패션은 조금 많이 파야 넥타이와 셔츠가 충분히 잘 보이고 또 덜 답답해 보입니다. 특히 요즘은 셔츠의 칼라나 소매같은 곳에 장식적인 스티치도 많고 멋을 많이 내는 경향이 있으니 조끼가 이런 것들을 충분히 감안을 해야 합니다.
9. 하지만 제가 말씀드린 모든 것을 다 합쳐도 그 조끼를 만드신 그분의 정성의 만분의 일의 가치도 없습니다. 그분의 따뜻한 마음을 생각하시고 추운겨울 고마운 마음으로 입으세요~
10. 저도 그래서 다른 사람의 옷은 꼭 조심해서 뜹니다. 몇번 재어보기도 하고 (조끼는 그래도 덜한데 소매까지 뜨는 옷은) 믿지 않으실지 모르지만 가까이 살면 가봉도 합니다. 머플러나 모자등등 다른 소품들은 사이즈가 상관이 크게 없어서 괜찮은데 옷은 좀 조심이 되거든요. 또 입을 사람의 체형이나 얼굴형 등등을 생각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11. 제 품평은 어떤지요? 너무 과했나요?

무아님의 댓글

여러분! 양털로 짠 쪼끼 하나에도 무수한 전문용어와 음악에 견주되는 섬세함
그리고 정성과 사랑이 깃들어 있습니다
난 너무 쉽게 사는게 아닌가? 한 번 쯤 자문의 시간을 가져봅시다 저도 당근이구요
고향(...) 가신 어머님의 수제 반팔 셔츠가 생각나네요
한복을 손수 지으시던 어머니
대한민국의 발전은 남존여비 사상을 참아내신 어머니분들의 희생입니다

무아님의 댓글의 댓글

한국의 어머니들은 다들 그렇게 사셨죠...남자들에게만 맡겨 놓았더라면 지금 한국이 어떻게 되었을까요? ㅋㅋㅋ

히따나2님의 댓글

손으로 만든 작품의 묘미는 (제대로 하려면) 남들이 봤을때 손으로 만든 것 같지 않는 경지에 이르러야 합니다. 그전까지는 모두 습작이라고 하면 되죠. 저 역시 그 '습작'으로 시간과 돈과 노력을 무수히 소비를 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 과정이기도 하구요. 손으로 만든 작품이 남들이 봤을때 너무 '손으로 만든 것' 같으면 안됩니다. 물론 예외는 있지요. 가령 눈이 어두운 할머니가 손자를 위해 특별히 양말을 짜 주셨다고 합시다. 눈이 어둡다보니 코도 여기저기 빼먹었을 수도 있고 오른쪽 왼쪽각각 크기가 다를수도, 또 색깔도 손자의 기호에 맞지 않을수도 있지만 그건 할머니 양말이니 사랑으로 뜬 것 이겠죠? 그런건 천연기념물이 되는 것이죠. 하지만 대부분은 남들이 봐서는 손으로 만들었다는 것이 도저히 믿어지지 않게 보여야 합니다. 꼭 어려운 패턴이나 질감이 비싸야 하는 건 아니지만 간단하더라도 감히 남들이 흉내낼수 없는 극치의 세련됨과 완전함! 그리고 항상 그걸 보면서도 볼 때마다 인간이 만들었다고는 믿을수가 없는 그 경이로움! ㅋㅋ 최소한 제게는 그것이 손으로 만든 명품의 기준입니다.

히따나2님의 댓글의 댓글

ㅋㅋ 기죽으라고 한건 아니구요. 걍 기준을 좀 높이 잡다보면 못해도 중간은 간다는 거죠. 글고 미주스코어님이 그정도로 기죽을 수는 없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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