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듣는 아리랑 변주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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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랑 이번 봄학기부터 이곳 대학의 음악과의 각각 다른 연주클래스에 등록을 했어요. 남편은 첼로로 오케스트라에 들어갔고 저는 색소폰으로 밴드에 들어갔죠. 음대생들을 위한 클래스이고 음대생들은 학점을 따야 하니까 필수로 해야하는 과목이고 저희들은 학점 필요없으니 그냥 한국에서 말하는 '청강생'으로 들어갔어요. 우리가 이곳에서 세금을 내고 있기에 등록금은 무료입니다. 학점을 따는 학생들은 등록금을 내야하지만 학위가 필요없는 성인들인 경우 이곳에서 사는 주민에게는 대학에 들어가는 다른 조건이 충족이 되고 입학허가가 나고 나면 공짜인거죠..한학기에 보통 공연을 두번 (중간고사 비슷하게 한번, 학교 졸업식인 6월초에 한번)을 해야 하죠. 남편은 지금 쫄아서 자기는 쫓겨날 것 같다고 요즘 매일 맹연습중이구요. ㅋㅋ (그러게 평소에 하라고 할때는 꽤부리고 게으름 피더니)
저는 실력은 가장 꼬랑지로 일단 들어가긴 했는데 학생들인 경우에는 국민학교때 부터 한 학생들도 꽤 있어서 일단 민폐 안주려고 안간힘을 쓰는 중입니다. 도전을 하다보면 언젠가는 중간은 가겠지 하는 맘으로 그냥 편안하게 하려고 합니다. 스무살 전후의 애기들과 앉아서 ㅋㅋ...
근데 오늘 리허설을 하던중 지휘자께서 내어 준 음악 악보중에 아리랑 변주곡이 있었지 뭡니까...생각해보면 아리랑은 유명한 곡이라서 그렇게 놀랄일은 아니지만 50여명의 밴드멤버중 한국출신은 딱 저 한사람이거든요. 보니까 한국사람이 아닌 외국인이 1967년에 이미 편곡을 한 것이더라구요. 그런데 클라와 오보에.그리고 브라스 파트 등등 악기들이 화음을 맞춰 연주를 하는데 너무 감동이었어요. 아리랑 음악을 정말 이렇게 아름답게 편곡을 했을수가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나중에는 갑자기 눈물이 나려고 하더라니깐요...
외국에 나오면 다 '애국자' 된다더니...20대에 미국에 첨 왔을때 저보다 몇년이나 전에 미국에 오셨던 어떤 중년 아주머니말씀이 자기가 어떤 행사에 갔는데 애국가가 나올때 눈물이 너무 많이 나더랍니다. 남편이 돌아가신 분이셨는데 그 아주머니 말이 자기 남편 죽었을때보다 애국가 들었을 때 더 많이 울었다고 해서 그때는 뭔소리? 하고 완전히 이해를 못했었는데 오늘 갑자기 그 아주머니 생각이 나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