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불출 자랑질

작성일 2013.04.16 조회수 9,264 댓글수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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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불출 자랑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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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자주 순간순간 너무 감사해서 목이 메고 코 끝이 시큰해지는 경우가 참 잦습니다.

그렇게 감사로 마음이 울먹이는 날은 어김없이 감사할 일이 일어납니다.

감사가 감사를 낳는다더니, 정말 그렇군요.

5년 전처럼 그렇게 눈물이 나고 목이 메이면서 다니는데,

이상한 것은 아이가 아픈데도 불구하고 그런다는 것입니다.

억지로 감사할 수는 없는데 말이죠.



며칠 전에도 그렇게 목이 메였는데, 영광스런 일이 일어났습니다.

그건 제 개인의 일이라서 각설하고요,

오늘은 아이들하고 메시 대학 도서실에 책 반납을 하러 갔다가 시내에 들려서 왔는데,

비바람이 왔다갔다 했었답니다. 

비바람을 맞으면서 차를 몰고 메시 대학에 갔는데, 노란 나뭇잎들이 나풀나풀 날리더군요.

가을의 우아한 춤사위를 보는듯 했습니다.

그걸 보는 순간부터 감사로 코 끝이 시큰해지면서 목이 메이더군요.

옆에 아이가 앉아있지 않았다면 아마도 눈물을 줄줄 흘렸을 겁니다.



나경이가 비바람을 뚫고 달려서 건물로 들어갔다가 달려 나오는 걸 보면서도 목이 메더군요.

5년 전 한동안 감사로 울면서 다녔었는데, 그때처럼 감사로 목이 메더군요.

스쳐 지나가는 모든 것들로부터 이유 없는 감동으로 가슴이 아릿했었습니다.

그렇게 시내를 다녀왔는데, 집에 와서 메일함을 열어보니, 나경이가 다니는 대학으로부터 온 편지가 있었습니다.

나경이가 편지를 열어 보더니, 환하게 웃으면서

 "엄마, 학교에서 장학금을 준다는 편지네? 장학금 신청도 하지 않았는데말야."

"각 과의 학생들 중에 두 명씩만 주는 장학금이래. $1000 이야." 이렇게 말을 하는 것입니다.



5년 동안 카이로프랙틱을 공부한 아이입니다.

성적은 우수했지만, 환자를 구하는 과목에 낙제를 한 것이었지요.

아카데미와 실습 점수는 참 좋았는데 말이죠.

이 학교에서는 그 과목이 마지막 관문인데, 그만 그 과목을 이수하지 못해서 졸업을 하지 못했습니다.

5년 동안의 공이 안타까웠지만, 아이가 카이로프랙틱 공부를 더하길 원하지 않더라고요.

의대라서 학비가 일반학교의 두 배나 되는데다 2년을 더 공부했는데, 정말 안타까웠습니다.

이곳 대학은 4년제가 아니라 3년제이면서, 특수 학과들만 4년이나 5년제입니다.

그러니 두 배의 학비를 내는 5년제 학교를 다닌 나경이는 다른 학생의 세 배나 되는 학비와 공을 들인 것입니다.



대인관계를 잘하기 위해서 스시바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등 많은 노력을 했었지만, 

그 아이에게 제일 힘든 일은 아마도 남에게 부탁이나 홍보를 하는 일이었나 봅니다.

부모 형제나 친지 하나 없는 곳에서 넉살도 좋지 못한데다, 소심하기까지 한 아이라서,

나름대로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쇼핑몰 같은 곳에서 열심히 홍보를 하였지만,

제대로 환자를 섭외하지 못한 것이었지요.



결국 적성에 맞지 않는다면서 포기를 하고 올해 새로운 공부를 시작했는데요.

입학을 앞두고 병마와 씨름을 시작하게 된 것이었지요.

워낙 희귀병이라 마음을 잘 다스리기가 버거웠을텐데, 한 번도 힘들다는 소리를 하지 않고,

밝고 명랑하게 자신의 길을 걸었답니다.



세상에나!

만약 제가 울 딸의 나이였는데다 아이의 몸 상태였다면 아마도 낙심을 해서 아무것도 손에 잡히지 않았을 겁니다.

그런데 아이는 씩씩하고 긍정적이었습니다.

이렇게 긍정적이며 씩씩한 아이가 왜 환자 섭외를 하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마저 들더군요.

아이의 말대로 적성에 맞지 않아서 그랬을지도요.



이젠 아이가 하나도 걱정이 안 됩니다.

이렇게 긍정적인 아이라면 그까짓 병, 하나도 무섭지 않을 겁니다.

너무 밝아서 내 앞에서만 그러는 것이 아닐까? 하면서 내심 걱정이 되곤 했었습니다.

그런데 기우였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이는 꼭 이겨낼 것입니다.



오늘 아침부터 감사해서 눈물이 고였던 것은 미리 감사할 일이 일어날 것을 예견한 눈물일 것입니다.

지금 역시 감사해서 눈물을 글썽이면서 글을 적고 있습니다.

감사의 해인 올해에 감사의 눈물만 흘리면서 살 것 같군요.

감사한 나날들이 벌써 느껴져서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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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5개 / 1페이지

미주스코어님의 댓글

감사는 진정한 감사는 여러사람들과 나눌수 있음에 참으로 진정한 감사 이겠죠... 분명  그러겠죠!
눈물이 나는 감사의 감정은 어떨까!
참으로 오랜동안 못느끼고 살고있으니 저와는 마이차이나...
ㅎ~~!~~
그건 아니고요
요양원에 계신 아버지와 혼자 생활 하시는 엄마를 생각하면 매일 눈물이 나서리...
저도 감사합니다, 그리고 무쟈게 사랑합니다
그래도 돌아갈 때가 항상 있다는게 언제나  맘 든든해요!ㅡ

미주스코어님의 댓글의 댓글

미주스코어님말씀을 들으면서 한국에 계신 부모님이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납니다.
자주 찾아뵙고 싶은데, 그러지도 못하고요.
외국에 사는 자식은 불효자입니다.
다행히 070전화가 있어서 자주 연락을 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미주스코어님, 오늘도 행복하시길 소원합니다. 사랑합니다.^^*

로사님의 댓글의 댓글

화살기도, 화살기도2... 감사합니다.
분명 기적이 일어날 것입니다.
요즘처럼 감사해서 가슴이 먹먹한 걸 보면 많은 분들의 기도가 있기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다 잘 되리라 생각하면서, 다시 한 번 감사를 전합니다.
로사님, 무아님, 사랑합니다.^^*

무아님의 댓글

주변에 감사해야할 것들이나 감사해야할 일들이 널려있는데
얼마나 많이 소홀히 넘기고 잊어버리는지 ... 자숙해지는 오늘입니다

무아님의 댓글의 댓글

네..정말 감사할 일들만 있는 거 같습니다.
오늘도 맑은 가을하늘이 얼마나 아름답던지, 감사로 눈시울이 뜨거워졌었습니다. 무아님, 이렇듯 고운 마음을 전해주시니 감사할 따름입니다. 사랑합니다.^^*

소리마당님의 댓글의 댓글

네 감사합니다.
소리마당님의 말씀처럼 감사한 일이 많이 일어날 겁니다.
사랑합니다.^^*

히따나2님의 댓글의 댓글

저야말로 이렇듯 많은 관심을 주셔서 감사할 따름입니다.
그녀석, 마음이 많이 다운될 뻔 했었는데, 스스로 업시키고 있더군요.
얼마나 고마운지...제가 복이 많은 거 같아요.
히따니님!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무아님의 댓글

뉴지님~ 가먼히 있는자에겐 아무 것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다음 블로거 일억만개의 별 참조)
행동하며 숨을 내어 뿜고 그리고 주어진 것에 열렬히 사랑을 던질 때
기적이 분명 있다고 믿습니다

따님이 본모,, 저 웁니다 ....


딸이 본 모습을 되찾으면 어미의 마음은 기쁘고 좋겠지만
내가 아파할 때 참 사랑을 쏟아 부어 주시는 어머니를 가슴에 품고 딸은 더욱 더 씩씩합니다
 
아마도 이미 천국이 님들의 것일 겝니다

부럽습니다 진정...

무아님의 댓글의 댓글

요즘 둘째 덕에 얼마나 많이 생각하면서 배우면서 살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무아님의 말씀처럼, 매 순간을 천국처럼 여기면서 살고 있답니다. 제가 베푸는 사랑보다 더 많은 사랑을 받으면서 살아가고 있음을 알기에 늘 감사한 마음입니다.
아이를 제대로 도와주지도 못하고, 오히려 아이로부터 위안을 얻고 있으니, 참 한심한 엄마에요.
아이처럼 씩씩하게 굳굳하게 하루하루를 살아가야겠다는 생각뿐입니다. 감사합니다, 무아님!! 사랑합니다.^^*

무아님의 댓글

히따나 ㅡ 집시님이 미쿡 사시고 유럽 생활을 오래하셨습니다
뉴질랜드는 가을이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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