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전한 마음

작성일 2013.11.17 조회수 9,528 댓글수 8

허전한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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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동네로 온지 거의 5년이 되어갑니다. 오자말자 밴드 관계일로 친하게 된 친구가 있는데 어제 갑자기 다른 주로 이사를 간다는 거에요. 여기서 차로 가면 이틀 반은 걸리는 곳으로.....그간 이곳에서 하던 일이 잘 안되어 경제적으로 좀 어려웠는데 결국 자기 동생이 도넛가게를 하고 있는 다른 주로 가서 다시 새롭게 출발을 하려고 하나봐요. 친구 남편역시 이곳에서 뭘 좀 하려했는데 많이 힘들었나봐요. 제가 살고 있는곳에서 차로 10분도 안걸리는 거리에 살아서 그저 서로 아침 저녁으로 가는 길 오는 길에 들려서 커피마시고 잡담하면서 정신과에 가서 상담 하는 돈 안들고 잘 지냈는데....그냥 우리도 이사 같이 가려해도 남편의 일이 여기 있으니 갈수도 없는 노릇이구요....그간 어렵게 지내던 친구 제대로 잘 도와주지도 못하고 힘도 못되어 마음이 너무 아파요.

전 어려서 부터 지금껏 이사를 정말 50번은 다녔던 것 같아요. 언제나 떠나야했던 쪽었기에 어딜 가도 올인을 하지 못하고 한쪽 발은 항상 다른 곳에 걸치고 살수 밖에 없었구요. 정이 들고 나면 헤어져야 했기에....이젠 그런 일이 없으려나 했는데 이번에 이 친구가 갑자기 올말에 떠난다니 일단 친구를 위해 좋은 일이라 축하를 하고 집에 오긴 왔어요.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니 그렇게 마음이 허전하고 슬프네요. 

아직도 얼마나 더 좋은 사람들과 헤어져 살아야 하나요...지금부터는 이별준비들을 슬슬 해야하는지요. 헤어지는 슬픔은 세월이 가기 전에는 약이 없더라구요. 하지만 이젠 그런 세월 기다리는 것도 힘들어서 투정하고 싶어요. 하루종일 멍하니 일이 손에 잡히지 않아요. 그간 제가 떠나다니면서 남아있던 친구들이 힘들어 했는데 제가 지금 그 심정이에요. 그 친구가고 나면 두어명 다 있는 친구도 괜히 떠나는 사람일까 겁이 나요. 정을 준만큼 받은만큼 더 힘들거 아니에요.

나이가 들면서 더 꿋꿋해지지 못하고 여린 마음이 되어 이리 힘드네요. 지혜롭고 강인한 여러분의 위로 바라는 건 너무 염치 없는 일인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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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 1페이지

마당쇠님의 댓글

허전한 마음이란  직역하면 '전할 말이 없다' 입니다. (너무 마음이 아파 )무슨 말을 할 수 없는 상태라고 생각합니다.  요즘 젊은 이들은 이런 상황을 '공황 상태' 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나이 들며, 모든 일에 무덤덤해 지는 제 심정을 들여다 보며 , 이제 늙는다는것, 그리고 또 언젠가를 준비해야하는것 등을 생각하며 .. 허무하도다 생각이 들때-그런 모습이 더 싫습니다.
조금 더 나이 들어 아무 감정도 없는 상태는 이런 아픔들을 무디게 해주는 좋은 치료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히따나님은 아직 많이 젊으십니다. - 기운을 내셔요

친구는 가지만, 이 후 친구에 대한 아름다운 추억이 반드시 그 허전한 마음을 대신 채워 주리라고 생각듭니다. 있을 때 몰랐던 행복했던 시간들, 대화들이 하나 둘 기억나며, 있을 때 보다 없을 때에 더 좋은 친구로 또 다른 모습으로 기억되리라 생각드는군요.

힘 내시기 바랍니다.
마음 아플 때,
클라...꺼내서 함 연주해 보세요.

마당쇠님의 댓글의 댓글

마당쇠님 위로글을 보니 괜히 눈물까지 납니다...갈수록 태산이죠? 미국에서 너무 오래 살았어요...이젠 이곳이 더 싫어질라합니다...

트라이톤님의 댓글

해외에서 허전함은 여기보다 더하겠지요..
당장은 힘들겠지만 지혜롭게 혜쳐나가길 바랄게요...^^;
친구분과 자주 연락하시면서 지내시면 괜찮치안을까 생각됩니다..

트라이톤님의 댓글의 댓글

네 다행히 카카오톡도 있고 ..지구의 반대편 사람들과도 옆에 있는 듯이 대화가 되니 말이지요. 근데 서로 왔다갔다하면서 커피 마시던 일이 생각많이 날것 같아요...위로말씀 정말 고마워요...그래도 이방에 친구들이 있으니 전 혼자가 아니지요....

님의 댓글

갈사람 가야지
잊을건 잊어야지....
그래도 추억은 항상 충격요법 입니다,
남의일엔 관대나 관조적 이지만 자신의 일엔
언제나 왜소하고 초라해질 뿐입니다
한쿡은 지금 만추!
떨어진 은행잎이 찬바람과 함께 회오리 칩니다
환갑이 안되신 분이 고이를 맞으신 분의 마음처럼
사시는건 불법 입니다,
U님은 옐로카드 되겠심다 _ _

님의 댓글의 댓글

항상 씩씩한 미주님, 감사합니다. 그냥 괜히 맥빠지고 힘빠져서요....제 맘은 아직도 정착을 못하고 이렇게 온세상을 떠돌아 다닙니다. 아침에는 이곳에 점심때는 아일런드 초원에...아팔라치아의 어느 언덕에...저녁에는 경상도의 산마을에...그담날에는 순천의 갈대밭...억새인가요 갈대인가요? 역마살이 이렇게도 넘치니 마음 가라앉혀 사는게 쉽지 않네요....조용히 살고 있는데 이렇게 친한 친구까지 가버리니 다시또 방랑길입니다...이젠 옐로카드 지나 아웃인가요?

무아님의 댓글

가까이 지내던 사랑하는 벗을 멀리 떠나 보내는 것은 가슴 시립니다
 하지만 소식을 주고 받을 수 있다면 오히려 더 큰 우정이 자리 잡을 수 있습니다
집시님 요즘 가을 탑니까? 겨울 다왔시유~~~
벗에게 전화하셔서 통~~하는 음악을 들어보세요~~

오히려 남자들은 가까이 사는 친구 아니면 멀어집디다~~
근 십년 동안~ 친구... 5년전 7080 카페 노래할 때 한명 만났구먼유~~~ ㅠ.ㅠ

무아님의 댓글의 댓글

무아님 위로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가을을 타는 건 아닌것 같은데 지난 2년간 한국을 못가서리...괜히 가을 얘기하니까 더 기분 우울....근데 벌써 추워졌다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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