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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말에도 미국 사람들은 우리의 김치를 야만인의 음식처럼 대했습니다. 김치 냄새만 나도 고개를 휘젓고 눈쌀을 찌푸리며 엄청나게 무안을 주었었지요. 지금은.. 너무나 많은 미국인들이 김치를 최고의 건강식품으로 여기는데 놀랐습니다. 불고기나 비빔밥도 마찬가지로 이제 중국음식보다 맛도 좋으면서 비만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건강식품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천지개벽할 일입니다. 이번 여행 중에 직접 눈으로 목격한 사실입니다. 아프리카 토인보다도 더 가난했던 민중, 비참하고 미래가 없을 것 같았던 나라가 여기까지 온 것이 기적이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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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새 8월입니다. 6월 하순에 집 떠나와 방콕과 하노이에서 보낸 시간이 한달을 넘었습니다. 한국에서 온 여행객에게서 하노이에 오니 덥지 않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지난 7월, 한국이 얼마나 더웠으면 그런 얘기가 나올까 싶었습니다. 여름이 아무리 더워도 8월 10일을 넘기면 물이 차가워져서 바다에는 들어가지 못한다는 게 그동안 알아왔던 상식인데 요즘은 9월까지 더운 것 같으니 앞으로도 계속해서 더 뜨거워지는 건 아닐까 슬그머니 걱정도 됩니다. 세상이 제멋대로 변하겠다는데 나는 속수무책이니 답답하지만 그래도 더 좋은 세상이 되길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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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도면 춥고, 28도면 덥고, 27도는 임계온도다. 방콕에서 보름 이상을 보내면서 얻은 에어컨 온도 설정의 팁입니다. 1도 차이로 덥거나 춥고.. 입맛에 맞는 온도는 너무 제한적입니다. 바람만 불어도 고개를 돌리는 우리~~ 하는 해바라기 노래의 가사가 생각납니다. 맞습니다. 인간이란 참으로 일관성도 없고, 변덕스러운 존재입니다. 어찌 보면 약하기 그지 없어서 딱하고 가련한 존재입니다. 그러니 사랑하기는 힘든 상대지만.. 사랑해야만 하는 존재같기도 합니다. 7월도 거의 반이 지났습니다. 더위에 모두 건강하시고 즐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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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에 샤갈 전시회에 관한 포스팅이 실렸는데, 8월까지 전시가 이어진다고해서 가볼까 생각을 하며 댓글들을 보니 '속았다' 일색이네요. 전시회는 초라하고 별 성의도 없이 흑백 판화만 잔뜩 늘어놓았나 봅니다. 그래도 포스팅의 글은 아주 잘 썼네요. 곁들인 샤갈의 작품들도 선정도 좋고 해설도 좋아서 샤갈의 생애와 작품을 이해하는데 아주 큰 도움이 되네요. 읽어보고 싶으신 분은 다음 주소로 가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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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한 달이 다 지나고 2월이 시작되었습니다. 시간이 너무 빨리 흐릅니다. 사는 건 단 한번뿐이고, 시간도 제약되어 있으니... 시간을 덧없이 보내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듭니다. 세상은 넓고 할 일은 많고, 지식은 끝이 없으니 새로운 경험과 지식으로 나날이 새로워지면서 살아야겠지요. 인터넷을 둘러보다가 처음 보는 거미잡기 도구가 있어서 소개합니다. 집에서도 가끔 다리가 줄줄이 달린 돈벌레나 이름을 알 수 없는 징그러운 벌레들을 보게 되지요. 그런 벌레들은 잡기도 끔찍하지만 잡으면 죽이는 것도 보통 일이 아니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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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58년, 프랑스 루르드라는 곳에서 14세의 소녀 베나데뜨 (Bernadette) 에게 성모 마리아가 발현을 하셨습니다. 처음에는 소녀의 증언을 거부하던 지역사회와 교회는 2년여만에 성모 마리아의 발현을 진실한 사실로 인정하였고 마리아의 지시에 따라 만들어진 샘은 많은 기적을 일으켜 전 세계로부터 순례의 행열이 시작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그 후 소녀는 수녀가 되어 지병으로 많은 고통을 겪다가 35세의 짧은 삶을 살고 떠납니다. 특별히 드라마틱하게 느껴지는 이 발현의 스토리는 여러번 영화화되었습니다. 그중에서 단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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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한국여자, 잘생긴 일본 남자... 80년대 말, 일본에 처음 갔을 때 동경 시내에서 마주치는 일본 남자들을 보며 감탄을 많이 했습니다. 어쩌면 그렇게 하나 같이 세련되고 잘 생겼는지... 단 한 사람의 예외도 없는 것 같았습니다. 그랬는데... 지난 달 삿포로에 가서 만났던 일본 남자들은 한국 여자의 아름다움에 감동을 하더라구요. 그러면서 하는 말이... 왜 한국은 여자들은 예쁜데 남자들은 못 생겼냐는 얘기들을 몇 사람이 동시에 했습니다. 사실은 저도... 80년대말에 동경 거리에 서서 지나가는 사람들을 살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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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2018의 새해가 밝았습니다. 어둡고 아프고 불쾌한 기억들은 뒤로 하고 찬란한 광명을 향해 나아갑시다. 회원님들의 가정에 행운이 함께 하기를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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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부터 아파트가 보편화되면서 도시민들은 마당을 잃어버렸고, 마당과 함께 꽃밭도 잃어버렸습니다. 그래서 옛날에는 마당 한쪽에서 그렇게 자주 보던 나팔꽃, 분꽃, 과꽃, 맨드라미, 다알리아, 백일홍 등의 모습과 이름까지 잊어버리게 되었지요. 나라의 경제 사정이 점점 좋아지면서 그렇게 사라졌던 꽃들이 가로나 놀이터, 공원 등에 다시 나타났지요. 요즘 들어 제가 살펴보니 꽃이름을 대충 100개 정도만 알면 주변에서 보는 꽃들은 거의 다 알아볼 수 있겠더라구요. 그 100개의 꽃 사진과 이름을 유튜브에 올려주신 분이 계셔서 그중의 첫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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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오늘과 어울릴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찾으면서 8월 말일은 내 49세 때의 느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단풍은 들지 않았고, 아직 낙엽이 지지는 않지만 더 이상 푸르름에 기대어 살 수는 없는 시기지요. 40대가 여름이었습니다. 꽃은 졌지만 가장 푸르고, 가장 뜨겁게 무르익는 시기였지요. 후배들은 우러러 보고, 선배들은 마음 놓고 일을 맡기고, 부모님은 늙으셔서 간섭하기를 그치시고, 둘러보면 어린 참새들처럼 모두들 내가 뭔가 해주기를 바라는 모습이었지요. 땀흘리며 살아보니 내 한계를 알게 되고 그래서 지천명에…